“새 건물로 이사갑니다”…감염병센터로 변신하는 자치구청 ‘줄줄이’

노후된 건물 떠나 복합기능 갖춘 신청사 건립
종로구, 구의회·소방소 등 6개 기관 통합 운영
강서구, 마곡역 일대로 이전해 감염병센터 등 건립
광진·동작구, 지역 경제 활성화 위한 대형사업 추진
  • 등록 2021-02-08 오후 3:27:59

    수정 2021-02-08 오후 3:27:59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오래된 구청사를 허물고 새 청사를 짓는 자치구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새 청사에는 기존 보건소, 소방소 등을 모두 통합하는 것은 물론 감염병에 특화된 시설을 마련하는 등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많다.

8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강서구, 종로구, 광진구, 동작구 등은 신청사 계획을 마련하고 건립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각 자치구 계획대로라면 가장 먼저 동작구가 2022년, 종로구와 광진구가 2024년, 강서구가 2026년에 신청사를 준공할 예정이다.

종로구청 전경.
광화문 일대에 위치한 종로구청사는 1938년 준공된 수송초등학교 건물을 1975년부터 이용하고 있다. 건축물이 지어진 지 83년이 넘어 건물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데다 내부도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 그동안 시민들의 불편이 많았다. 구청사 바로 옆 1987년 세워진 종로소방서도 건물 내부가 협소하고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 이에 구는 구청사 건물과 소방서를 헐고 그 자리에 신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건물에는 종로구청, 종로구의회, 종로구보건소, 서울특별시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로소방서 등 6개 기관이 들어서게 된다. 구청 직원들은 인근 대림빌딩과 94빌딩으로 순차적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청사를 건립할 것”이라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보건소 출입동선을 달리하고, 격리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청 전경.
현재 강서구 화곡동에 들어서 있는 강서구청도 마곡지구 마곡역(마곡동) 인근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새 건물은 대지면적 총 2만256㎡ 규모로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신청사에는 구청과 강서구의회, 보건소 등 현재 분리도 있는 청사를 한 곳으로 모으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신청사에 감염병 관리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현 청사는 서울시에 매각하거나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연내 토지매매 계약, 기본설계 등을 마무리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진구 구의역 일대 ‘신개념 첨단업무 복합단지’ 조성 조감도.


신청사를 지역의 랜드마크의 중심지이자 지역경제의 발전 축으로 연결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광진구는 구의역 일대 KT부지에 지상 18층 규모로 신청사를 지을 계획이다. 총 7만8147㎡(약 2만3640평) 규모의 부지에 공공 업무공간과 주거 및 문화·상업시설을 짓는 ‘신개념 첨단업무 복합단지’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이달 중 첫 삽을 뜨게 된다. 동작구도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사업’에 따라 영도시장 일대(총 면적 1만4025㎡)에 지상 10층 규모로 구청, 구의회, 보건소, 판매시설 100곳을 갖춘 복합청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원으로 신청사를 건립해 기부 채납하고, 구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현 노량진 청사부지를 LH에 넘기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민생경제가 바닥인 상황에서 수천억원이 드는 신청사 건립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계고를 겪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과 감염병 예방에 나서기 보다는 각 구청이 외형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 부터 민간 등과 협력해 신청사 건립을 준비했던 만큼 예산확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신청사 건립시 지역 주민의 생활편의가 한층 높아질 뿐 아니라 상권 활성화로 오히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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