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3자 결제 허용…구글보다 낫지만 수수료 26%는 그대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애플이 한국의 모든 앱에 대해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의 방식은 인앱결제를 선택할지, 제3자 결제를 선택할지 개발자에게 묻는다는 점에서 구글보다 진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제3자 결제 이용시 수수료는 11~26%(구글과 동일)나 되기 때문에, 실제로 제3자 결제 이용이 가능한가는 논란이다. 인앱결제 이용시 수수료는 15~30%. 제3자 결제시 4%p 정도가 감액돼도 신용카드사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에 주는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애플 정책 중 제3자 결제 선택시 구매이력 등 일부 기능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실태 점검 과정에서 법(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애플은 30일 웹사이트 ‘한국 배포앱 업데이트’ 공지를 통해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준수하기 위해 한국 앱에 대해 제3자결제를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폐쇄정책을 써온 애플이 한 국가의 모든 앱에 제3자 결제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자가 선택하게…결제창에는 한가지만 보여

애플은 개발자가 외부 구입 권한(StoreKit External Purchase Entitlement)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 권한을 통해 대한민국에서만 배포되는 앱스토어의 앱에 대체 앱 내 결제 처리 옵션(제3자 결제)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애플의 방식 역시 구글과 마찬가지로 웹결제 아웃링크를 허용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구글이 인앱결제와 제3자결제를 결제창에서 보여주는 것과 달리, 애플 방식은 개발자가 인앱결제를 택할지 제3자 결제를 택할지 처음부터 결정하게 만든다. 또, 결제창에는 애플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중 하나만 보여진다.

이는 제3자 결제를 택했을 때 이용자에게는 애플 인앱결제가 보이지 않아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자사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법의 취지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제3자 결제시 앱스토어 기능 제한은 방통위 점검 예정

애플은 다만, 제3자 결제시 환불, 구매 이력, 구독관리 등 일부 앱스토어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제3자 결제는 자사 지불보안시스템이 아니어서 검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방통위 전혜선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애플의 발표 내용 중 제3자 결제시 제한이 되는 부분은 실태점검시 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서 애플은 제3자 결제 수수료로 11~26%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는 애플에 주는 수수료와 PG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제3자 결제 도입 시 실익이 없다는 비판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