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한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가 승인을 받았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약은 SK바이오팜이 1999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후보물질도출과 임상1상을 마친 뒤 2011년 기술수출했다. 재즈는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을 제외한 솔리암페톨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재즈가 수면장애 환자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시험에서 주간 졸림증을 현저히 개선하는 효과를 냈으며 환자의 주관적인 졸림 정도도 재즈의 기존 치료제인 자이렘보다 2배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수면장애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30억달러(약 3조 4000억원)에 이르며 매년 6~10%씩 성장한다. 업계에서는 재즈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라면 수노시가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자이렘의 지난해 매출은 14억 달러(약 1조 5800억원)였다.
재즈가 수노시를 출시하면 SK바이오팜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SK바이오팜은 판권을 가진 아시아 12개국에서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
SK바이오팜이 변변한 매출 없이 26년간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던 데에는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컸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1998년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R&D에 힘을 실어줬도 수 십년을 투자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지만 성공하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신약개발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했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금액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를 매출 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최고위 경영층의 의지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차례 내비쳤다. 2017년에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인 SK바이오텍이 아일랜드 BMS의 의약품 공장을,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전문인 엠펙을 인수해 아시아, 유럽, 미국에 의약품 생산거점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