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쉐브론 덕에..' GS칼텍스, 트럼프 시대 美서 기회 잡는다(종합)

GS칼텍스, 美본토 원유 국내 첫 도입.."향후 확대"
트럼프 시대 원유생산·수출 확대시 사업기회 열려
"상호협의 통해 사업확대 가능..긍정적 효과있을 것"
  • 등록 2016-11-21 오후 4:05:40

    수정 2016-11-21 오후 4:05:40

초대형 유조선 이즈키호가 지난 20일 GS칼텍스 여수 제 2원유부두에서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 100만배럴을 하역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GS칼텍스가 미국의 원유 금수조치 해제 이후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서 채굴한 원유를 국내에 들여왔다.

전통적인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석유회사 쉐브론과 50년간 손을 잡아온 GS칼텍스가 향후 현지에서 사업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GS칼텍스는 21일 미국산 이글포드(Eagle Ford) 원유 100만배럴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VLCC) 이즈키(IZKI)호가 지난 20일 여수 제2 원유부두에 접안, 하역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글포드 원유는 미국 텍사스주 이글포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셰일오일(Shale Oil) 중 하나다. GS칼텍스는 다음 달에도 100만 배럴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약세, 글로벌 원유 수송운임 하락, 멕시코산 원유 공동 수입에 따른 부대비용 절감 등으로 경제성이 확보돼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경제성 있는 원유 거래처를 발굴하고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가 트럼프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GS그룹은 오히려 더 안정적인 경영환경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는 대륙붕 근해 탐사 및 생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미국 칼텍스와 합작 법인인 GS칼텍스는 미국 내 사업 전개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GS칼텍스는 락희화학공업사와 칼텍스(CALTEX)간 합작투자계약 체결을 통해 1967년 5월 설립됐다. 칼텍스는 쉐브론의 자회사다. 현재 GS칼텍스 지분율은 GS에너지 50%, 쉐브론홀딩스 40%, 쉐브론글로벌에너지 10%로 GS그룹과 쉐브론이 절반씩 소유하고 있다.

GS그룹은 2000년대 들어 쉐브론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아시아 유전개발사업에 진출한 바 있으며 2010년부터는 쉐브론 계열사로부터 매년 50만t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를 도입중이다.

GS칼텍스와 쉐브론USA간 거래 규모(단위: 달러, 자료: GS칼텍스) *3개년 모두 1~3분기 기준
GS칼텍스는 쉐브론USA와의 주요 원재료 거래도 확대하고 있다. 쉐브론USA와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1~3분기 54억4370만8000달러(약 6조4360억원)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2014년 하반기 유가 급락 이전 고(高)유가를 생각하면 거래 물량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쉐브론과의 관계를 발판으로 미국 유전개발에 뛰어든다든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상호 경영협의를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사안”이라며 “사업기회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쓰오일(S-OIL(010950))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어 미국산 원유 도입은 물론 현지에서 사업을 검토할 가능성 자체가 없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나 한화토탈은 미국에서 시범적으로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도입한 적은 있지만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해 오히려 이란산 등 다른 지역의 원유 도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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