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사임·빅터 차 낙마..美행정부 내 ‘한국계’ 실종

美 대북 강경론 커지는 신호 해석
마크 내퍼 "대북 입장 같다"면서도 "자리 채울 국무부 인재 많아"
  • 등록 2018-02-28 오후 5:37:39

    수정 2018-02-28 오후 5:51:49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공동취재단]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금주 중 사임하기로 하면서 미국 행정부 내 ‘한국계’ 인사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평창발 남북 교류 분위기와는 다르게 북·미 대화 여건이 점점 악화되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윤 대표의 사임은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였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낙마와 맞물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 내에 한국계 외교관이 사라지는 것은 우리로서는 부정적인 신호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 대화 재개 시점에서 조셉 윤이 물러난 것은 미국의 대북 강경론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염려했다.

윤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인 196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만큼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1954년생인 윤 대표는 33년간 국무부에서 근무하며 한국계 외교관의 맏형 노릇을 해 왔다는 점에서 ‘한국통’의 실종으로도 여겨진다.

그나마 주한 미 대사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지낸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미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로 승진한 것이 위안이지만 주필리핀 미국대사직은 대북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데 제한적이다.

앞서 상대적 대북 강경파인 빅터 차 교수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상태에서 우리 측의 ‘아그레망’(임명 동의)까지 받아놓고 갑작스럽게 낙마하면서 미국 측의 강경 기류가 감지됐다. 윤 대표의 사임 이후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 대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북한과 대화에 대한 입장 우리는 항상 똑같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내퍼 대사 대리는 “어떻게 보면 그 자리(대북정책특별대표)를 채울 수 있는 국무부 인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모든 기관이 마찬가지다. 어떤 한사람한테만 의존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말로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윤 대표는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로 그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와의 채널을 통해 북·미 대화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지난해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에도 이 ‘뉴욕 채널’이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60일 이상 미사일 도발을 멈출 경우 북·미 대화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던 이른바 ‘60일 플랜’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모색했다.

윤 대표는 “이 시점에서 은퇴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결정”이라면서도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대통령과 코드를 잘 맞출 수 있는 인사가 대북 접촉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윤 대표의 대북 대화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드’와 맞지 않았다고도 읽히는 사임의 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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