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좌우할 바로미터…전세가율 '뚝'

[서울 집값 바닥론, 경계 시그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낙폭 줄고 거래 반등 추세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넉달만에 1만건 상회
"전세가율 아직 하락 추세, 집값 바닥론 섣부르다"
  • 등록 2023-03-15 오후 6:43:49

    수정 2023-03-15 오후 7:39:0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전세 수요도 늘면서 거래량도 반등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만에 1만건 위로 올라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주간 하락폭 기준으로 7주 연속 둔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집값도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회복의 ‘바로미터’인 ‘전세가율’(전세와 매매 비율)의 상승 시기가 ‘시기상조’라고 했다. 매맷값과 전셋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전주보다 0.58% 하락했다. 이는 직전 주 낙폭(0.70%)대비 0.12%포인트 낙폭을 줄인 것으로 7주 연속 낙폭을 줄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반등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1581건으로 전월(1만102건)대비 1479건 증가했다. 지난해 10월(1만738건) 이후 4개월 만에 전세 거래량이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전세 거래량이 늘고 전셋값 낙폭도 줄어들면서 아파트값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지금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며 공인중개업소를 찾거나 문의 건수가 점차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A부동산 대표는 “최근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을 동시에 묻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직접 찾아와 계약을 성사하는 계약 건수도 2~3개월 전과 비교해 많아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바닥론’을 꺼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온기가 확산할 만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서다. 우선 주택 가격이 회복을 넘어 상승하려면 단기적인 거래량 증가뿐 아니라 꾸준한 수요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하락 폭이 컸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일부 증가하고 거래 가격도 상승할 수 있지만 전셋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전세가율’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분석한 이달 초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48.4%로 50%를 밑돌았다. 전셋값이 낮으면 주택구매에 필요한 대출액과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을 수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나오고 있는 집값 바닥론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원 장관은 “미국의 물가와 금리가 확정이 안 됐기 때문에 아직은(바닥이) 아니라고 본다”며 “바닥 밑에 지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 집 마련 적기를 ‘전세가율’이 상승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오르거나 매매 가격이 하락하면 전세가율이 높아지는데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분양가가 높아진다고 아파트값도 상승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분석이자 주장이다. 미분양이 나오면 당연히 매맷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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