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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유화업체 신펑밍은 오는 9월 연간 생산능력 220만톤 규모의 PTA 공장을 증설한다. 또 다른 중국 업체 헝리는 오는 4분기 연산 250만톤 규모로 증설에 나선다. 앞서 중국 시추안도 올 1분기 연산 100만톤 규모의 설비를 증설한 바 있다. 한 차례도 설비를 증설하지 않았던 중국내 PTA 업체들이 올해 들어 연달아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PTA는 페트병·합성섬유 등에 쓰이는 유화제품이다.
이에 따라 PTA의 원재료인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국내 유화업체들도 공급 확대 기회가 열렸다. 국내 유화업계는 그간 중국 PTA 업체들에게 PX를 납품해왔다. PX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유화제품 중 가장 많은 37%의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품목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3일 자회사 현대코스모를 통해 1600억원 규모의 PX 생산공장 증설에 착수하는 등 국내 업체들도 꾸준히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PX 생산업체 중 1위는 SK이노베이션으로 연산 333만톤 규모이며 △한화토탈(200만톤) △에쓰오일(190만톤) △GS칼텍스(135만톤) △현대코스모(118만톤) △롯데케미칼(75만톤) 등이 뒤를 이은다.
2000년대부터 꾸준히 PX 설비를 증설해왔던 국내 업체들은 그간 대중국 수출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냈다. 이번 중국 대규모 PTA 설비 증설 역시 분명 호재다. 하지만 최근 이를 바라보는 국내 업계의 심정은 복잡미묘하다.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과거와 달리 중국내 PX 생산 확대 작업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PTA 증설에 따른 수요 확대 효과보다 공급과잉 또는 가격 하락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PX 국제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X 가격은 지난 1월 톤당 1046달러에서 지난달 835달러로 불과 6달만에 20%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몇년 전이었다면 이번 중국 PTA 증설은 국내 업체들에게 가장 큰 호재였겠지만, 현 시점에선 수요가 증가한만큼 공급까지 빠른 속도로 늘어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인만큼 자체적으로 정기보수 기간이나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의 자구책으로 대응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