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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취임 1년만에 사퇴해 죄송하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 되길 바란다.”
변추석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6일 오전 강원 원주시 한국관광공사 세계로 본사에서 퇴임식에서 “취임 1년이면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지만 송구스럽게 한국관광공사를 떠난다는 말을 하게 됐다”며 “각종 현안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지라 더욱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변 전 사장은 “세월호 사건 이후 침체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방에 직접 가서 대책 마련에 고심했 던일부터 1400만번째 관광객이 청주공항에 입국했던 순간 등 눈에 밟히는 장면들이 참 많다”며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며 다듬어 만들었던 비전과 혁신과제를 뒤로 남겨둔 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록 관광공사가 지금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분명 이 어려움을 넘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남으리라 확신한다”며 “아직 해야할 역할들이 많고도 많을 뿐더러 관광공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쌓여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 전 사장은 최근 건강 등을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지난 4일 사표가 수리됐다.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게 된 배경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갈등설이 돌기도 했다. 사퇴 소식이 불거진 이후 지난달 27일 변 사장은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이후 추가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 다만 공사에 많은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일부 추측과 함께 사장 사퇴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 생각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
<감사의 마음, 그리고 그보다 훨씬 큰 미안함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어느덧 4월입니다. 오락가락하던 날씨도 이젠 끝나고, 산수유니 벚꽃이니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는 봄날이 왔습니다. 조금 있으면 즐거운 관광주간도 시작되겠지요. 4월은 제가 한국관광공사에 몸담은 지 1년이 되는 달입니다. 시간이 어쩌면 이렇게 빠를까 싶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빨라진다 하지만, 지난 1년은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공사의 각종 현안들에 관해 여러분들과 같이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은 아랑곳없이 흘러가버린 것 같습니다.
취임 1년이면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입니다만, 송구스럽게도 관광공사를 떠난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드리게 됐습니다. 각종 현안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지라 더욱 죄송스럽습니다. 1년간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관광공사의 수장으로서 한국관광 및 공사의 발전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은 시간이었고 제 삶의 전부가 관광공사였던 하루하루였습니다. 물론 쉬운 순간들은 아니었습니다. 안에 들어와 보니, 외부에 있을 땐 보이지 않았던 난제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협력해서 하나하나 잘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 다짐들을 뒤로 하고 이렇게 떠나게 되니, 못 다한 아쉬움과 의무감, 그리고 많은 미련도 남습니다.
여러분들과 동고동락하며, 우리 함께 가자고 약속하며, 다듬어 만들었던 비전과 혁신과제를 뒤로 남겨둔 채 이제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장으로서 느끼는 죄송함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큽니다. 비록 우리 공사가 지금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분명 이 어려움을 넘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남으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우리 한국관광공사와 공사인들의 저력을 믿습니다. 아직 해야 할 역할들이 많고도 많을뿐더러, 우리 공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것들을 가슴에 담고 갑니다. 바깥에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여러분들을 성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이 사람을 믿고 열과 성의를 다해 힘껏 뛰어주신 수많은 임직원 여러분께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