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신분' 박범계 장관, '패트 충돌' 공판서 검찰 우회적 비판

박범계 법무부 장관, 26일 ‘패트 충돌’ 공판 출석
“檢 조사 받은 적 없어”…검찰 기소 우회적 비판
증거에도 의문…“검찰개혁 의미 새롭게 조명될 것”
  • 등록 2021-05-26 오후 6:52:19

    수정 2021-05-26 오후 6:52:1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의 피고인 신분으로 공판에 출석했다. 그는 공판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번 재판을 통해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재개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상용)는 26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장관, 김병욱·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과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10명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선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영상자료에 대한 증거 조사가 이뤄졌다.

현행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음성·영상자료 등에 대한 증거 조사는 피고인이 출석한 법정에서 재생해 청취 또는 시청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회 건물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하나씩 재생하면서 영상 속에 등장하는 각 피고인의 행위를 공소사실에 적힌 행위에 빗대어 설명했다.

검찰은 박 장관 관련 영상을 재생하면서 “박범계 피고인은 회의실 앞에 있던 한국당 당직자 홍모씨의 목을 팔로 감싸 안고 끌어내 벽으로 몰아붙였고, 홍씨가 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출입문 쪽으로 가지 못하게 했다”며 “박범계 피고인은 ‘홍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게 아니다’라고 하지만 영상을 보면 명확히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에 “피해자라는 홍씨는 영등포경찰서에서 세 번이나 소환을 했지만,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며 “(검찰 공소사실엔) 홍씨 진술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저는 경찰 소환에 응해 진술했지만, 검찰에 의해 소환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며 “(기소 과정에) 가해자라고 하는 저나 피해자라고 하는 홍씨 진술은 없다”며 기소 과정을 비판했다.

박 장관은 검찰이 제시한 영상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충돌 과정에서) 저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홍씨에게 밀려서 안경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안경을 주워서 제 보좌관에게 건네주기도 했는데, (검찰이 제시한) 영상에선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아 온전한 영상인지 의문이 든다”고도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가해자라는 저와 동료 의원들, 피해자라는 그분 모두 다 (검찰)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며 “소환 조사가 없었기 때문에 진술도 없다”고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한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라는 분은 경찰에서 세 번이나 소환을 요청했는데도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그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회 선진화법 등의 의미가 제가 존중하는 법정에 의해 새롭게 조명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해 충돌의 여지가 없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박 장관 등은 지난 2019년 4월 25~26일 발생한 국회 내 충돌 상황 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민주당 보좌진·당직자들과 함께 한국당 관계자들을 밀어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전·현직 의원들도 같은 날 국회 내에서 발생한 충돌 과정에서 한국당 관계자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천상의 목소리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