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쩐’의 전쟁과 대한민국

  • 등록 2020-09-14 오후 7:34:06

    수정 2020-09-14 오후 7:34:06

[㈜앤드어스 대표이사 박성준/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

▲2016년 제3회 이데일리 IT컨버전스 포럼 기조 연설자로 나선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 그는 기존 인터넷이 3차 산업혁명을 위한 것이었다면 블록체인 인터넷은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초연결 사물인터넷(IoT)시대에 기반 인프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경제시대 이후로 암호경제(블록체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블록체인패러다임(Blockchain Paradigm)이라고 명명하였다.아마도 디지털 전환(Ddigital Tansformation)의 핵심 인프라로 블록체인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블록체인패러다임 및 디지털 전환 관점에서 세계 각국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법정화폐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 및 실증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디지털 쩐’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쩐’의 전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국가는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CBDC를 의미있고, 글로벌하게 추진할 국가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종이화폐시대의 기축통화 체계와 깊이 있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미국의 디지털 달러와의 ‘디지털 쩐’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또한 매우 주목할만 하다. 현재의 ‘쩐’의 전쟁이 국가간의 문제였다면, 미래의 ‘디지털 쩐’의 전쟁은 단순한 국가간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기업간의 문제(발행 독점권 등)로 확대되어 매우 복잡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근행도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을 설립하여,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CBDC 도입과 관련한 기술적·법적 필요사항을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관련 연구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및 주요국 CBDC 추진 동향을 바탕으로 필요시에는 국내 CBDC 도입을 위한 제반 준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도래할 ‘디지털 쩐’의 전쟁에 대한 중요한 전략적 측면에서는 매우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정부의 암호화폐 자체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인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강력한 암호화폐 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제정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범;Act on Reporting and Using Specific Financial Transaction Information)”에 정부의 인식이 담겨있다. 암호화폐의 건전한 생태계 활성화 관점이 아닌 강력한 통제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어 한국의 암호경제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될 규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정부가 미래 ‘디지털 쩐’의 전쟁의 의미를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올 7월에 발표한 대한민국 미래 비전인 디지털 뉴딜 정책에서도 블록체인 부분은 미비하고 암호화폐 부분은 제외돼 있다.

미래는 국가간, 국가와 기업간 등 매우 복잡한 ‘디지털 쩐의 전쟁’의 승자가 세계 강국이 될 것이며, 이러한 흐름에 늦지 않게 정부도 ‘디지털 쩐’의 전쟁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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