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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에 희생돼 우여곡절을 겪은 정부조직법의 지난 46일 행보를 되돌아본다.
첫 고위당정청회의서 결정…6월 처리 목표로 했지만 정쟁에 발목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6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여당은 6월 임시 국회 내 처리를 자신했다.
그는 기자들이 지적하는 야당의 반대 가능성을 “이번 정부조직개편은 궐위 선거로 출범하고 인수위가 없는 정부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국정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어 개편을 최소화했다”며 “야당이 특별히 문제 삼거나 반대할 사항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4일 뒤인 지난 6월 9일 우원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 120명 명의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하지만 야권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인사 문제와 정부조직법 논의를 연계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게 된다.
이후 약 1주일간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던 와중에 같은 달 22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안전행정위원회에 상정 한 뒤 심의 착수’ 등의 내용이 담긴 국회 정상화 합의를 위한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된다. 결국 이날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추경’ 논의 내용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협상이 무산됐지만 닷새 만인 2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소관 상임위 심사를 6월 27일부터 시작’하기로 여야는 합의한다.
‘국회 보이콧’ 과정서 안행위 회의는 단 이틀에 불과
이같은 합의내용이 무색하게 7월 4일이 돼서야 소관상임위인 정부조직법 논의를 위한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 일자가 잡힌다. 이마저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부분 ‘국회 보이콧’에 나서면서 회의 중간 상임위를 박차고 나가 무산된다.
여야는 다음날(14일) ‘정부조직법을 18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다시 합의한다. 하지만 보수성향 야당인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안에 반대하면서 18일 본회의 상정은 무산된다.
하루 뒤인 19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물관리 일원화 방안은 특위를 구성해 향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원내교섭단체 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저녁 늦게 모여 ‘20일 정부조직법 처리’를 잠정 합의한다.
세부 사항 조정으로 20일 약 1시 간 30분간 회동 끝에 4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당 원내수석이 정한 ‘중소창업기업부’ 명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바뀌지만 무난히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한다.
이 기간 동안 소관 상임위인 안행위에서의 제대로 된 회의는 지난 17일과 의결 당일인 20일 단 이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졸속 추진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