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성엽 원내대표, 천정배, 장병완, 최경환 의원 등 비당권파 의원 10여명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만나 밤샘토론을 벌이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단순한 대책 논의를 넘어 탈당 및 제3지대 정당 창당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당이 이대로는 어렵다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심야회동이 주목받은 것은 당일 오후 진행된 비당권파 4명과 정동영 당대표의 이른바 4+1 회동이 결렬된 직후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비당권파 대표로 참석한 박지원, 유성엽, 장병완, 천정배 의원 등은 정 대표에게 비상대책위 체제를 제안했으나 정 대표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 사실상 거절했다. 비당권파로서는 제안이 거절당했으니 탈당 구체적인 움직임을 고민하게 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10여명의 비당권파가 평화당을 떠나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것을 유력하게 본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정 대표의 주장을 일축한 뒤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거론하기보다 실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가능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 지역구 의원 및 무소속 의원과 힘을 더해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돌려 말한 셈이다.
다만 비당권파 내부에서는 제3지대 정당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하면 역풍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제3지대 정당이란 명분은 사라지고 배신자란 낙인만 찍힐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비당권파 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길 원하는 일부 의원들은 최대한 늦게 창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실체가 없는 제3지대 정당을 만들기보다는 때가 됐을 때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비당권파와)계속 대화하며 당 개혁방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