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만난 정유업계 CEO "최악의 상황"…지원 확대 요청(종합)

정유4사, 올 1분기 영업적자 3조원 전망
세금 납부 유예에 비축시설 대여료 인하 등 조치
"2분기 더 안 좋을 수도"…세제 등 추가 대책도 논의
  • 등록 2020-04-22 오후 4:36:58

    수정 2020-04-24 오후 5:07:2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 3조원 이상 적자 날 정도로 업계 상황이 최악입니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정유업계 대표는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세제를 비롯한 근본적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제마진 악화에 수요 급감…어려움 겹쳐

이날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간담회엔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류열 에쓰오일(S-OIL(010950)) 사장 등 정유 4사 대표가 총출동했다. 연초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 이후 석 달 만에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이들 표정은 밝지 못했다.

정유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를 맴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 등을 뺀 값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를 밑돌고 있다. 4월 현재 배럴당 -0.7달러에 불과하다. 생산할수록 외려 손해다보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제공장 가동률을 최저 80%대까지 낮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임원은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석유 수요마저 줄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요 20%가량을 차지하는 항공유는 팔 곳을 잃었다.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휘발유, 경유 등의 수요도 감소했다. 올해 세계 원유 수요 20%가 줄 것이라는 세계에너지기구(IEA) 전망이 나올 정도다.

국제유가는 마이너스에 진입하며 국내 정유사의 재고 평가손실도 수천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5.9달러 하락한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분기가 더 어려울 수도” 업계, 지원 확대 요청

이날 정유업계는 1분기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큰 데 이어 2분기 영업환경이 더욱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부담 완화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 유인책 등도 간담회에서 언급됐다.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조경목 SK에너지 대표는 “우선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야 할 조치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항을 건의했다”며 “2014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고 이번에도 업계가 힘을 합치고 정부도 많이 지원해줬기에 슬기롭게 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유수입·판매부과금 90일, 관세 2개월 각각 납부 유예 △석유공사 여유 비축시설 임대 △전략비축유 조기·추가 구매 등을 추진했으며 이날도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 한시 인하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납부 3개월 유예 등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성윤모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석유시장 효율성과 형평성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협의하겠다”며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인 세제 개편 등과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와의 이해관계도 있고,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추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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