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정유업계 대표는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세제를 비롯한 근본적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제마진 악화에 수요 급감…어려움 겹쳐
이날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간담회엔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류열 에쓰오일(S-OIL(010950)) 사장 등 정유 4사 대표가 총출동했다. 연초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 이후 석 달 만에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이들 표정은 밝지 못했다.
정유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를 맴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 등을 뺀 값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를 밑돌고 있다. 4월 현재 배럴당 -0.7달러에 불과하다. 생산할수록 외려 손해다보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제공장 가동률을 최저 80%대까지 낮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임원은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마이너스에 진입하며 국내 정유사의 재고 평가손실도 수천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5.9달러 하락한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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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유업계는 1분기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큰 데 이어 2분기 영업환경이 더욱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부담 완화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 유인책 등도 간담회에서 언급됐다.
정부는 △석유수입·판매부과금 90일, 관세 2개월 각각 납부 유예 △석유공사 여유 비축시설 임대 △전략비축유 조기·추가 구매 등을 추진했으며 이날도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 한시 인하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납부 3개월 유예 등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성윤모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석유시장 효율성과 형평성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협의하겠다”며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인 세제 개편 등과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와의 이해관계도 있고,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추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