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7]"자율주행차 경쟁자는 대리운전?"

자율주행 전문가가 본 성과와 한계
"자율주행 기술이 생명과 안전 보호할 것"
  • 등록 2017-06-13 오후 4:39:41

    수정 2017-06-13 오후 4:39:41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김진표 엑스타 레이싱팅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세계전략포럼 제4의길: 융합과 연결을 넘어(WSF 2017)’에서 ‘이동의 혁명:상상, 현실이 되다’ 를 주제로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데일리 성세희 조진영 기자] “야근한 날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승용차가 알아서 데려다 준다면 얼마나 달콤할까. 이런 기술은 어느 수준에 와 있나? 우리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기술인가?” (김진표 금호타이어(073240) 엑스타 레이싱팀 감독·방송인)

“당장 가능하다. 수많은 대리운전 업체가 발달해서 운전자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편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 대리운전 요금도 저렴하다.” (장웅준 현대자동차(005380)그룹 ADAS 개발실장)

자율주행기술 전문가인 장 실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눙치자 장내에선 폭소가 터졌다.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네 번째 세션에는 김 감독 사회로 장 실장과 백용범 자스텍엠 대표,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 IT연구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장 실장은 대리운전을 자율주행차와 연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리운전 업체가 이윤을 남길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저렴한 요금을 받는다”라며 “우리나라처럼 대리운전 산업이 발전한 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 자율주행차를 선택할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요즘 자동차에는 크루저 컨트롤이라는 기능을 탑재해 엑셀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움직인다”라며 “지금 운전자 손발이 자유로운 단계까지 왔지만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단계라서 이걸 넘어서려면 레이저 감지 등 복합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레이싱 마니아인 김 감독이 “자율주행차 운전하는 재미 사라질 텐데 미래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어떤 의미를 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하자 장 실장은 “자율주행 기술이 다양하게 존재하므로 꼭 그렇게 보긴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운전자가 졸면 차로를 이탈하거나 다른 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데 이걸 방지해주는 기술도 자율주행 기술 중 하나”라며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더라도 운전자가 원할 때 언제든 직접 운전할 수 있도록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SNUer)’ 시험 주행을 앞두고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예정”이라며 “실험실에서 상상하지 못한 온갖 경험을 다 경험하고 자신감 생겼을 때 태워주겠다”라고 공언했다.

김 감독이 “같이 탑승했다가 사고나면 (자동차) 보험 처리가 되느냐”고 묻자 서 교수는 “아직 자율주행차 보험이 없어서 (비용이 발생하면) 다 부담한다”라며 “가급적 도로에서 (스누버를) 피하고 도발하지 말아달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들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이유를 묻자 운전자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장 실장은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수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현대차가 운전자 안전을 생각하면 완전 자율주행차를 도입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도 “운전 도중 죽을 뻔했다는 경험이 있다면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할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 편의와 직결되는 부분을 고민하다가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게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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