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GS그룹이 치과용 구강스캐너 토종 기업인 메디트를 3조원대에 인수한다. 지난해 8월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또 다시 빅딜에 나서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허태수 GS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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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과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메디트 우선협상대상자에 GS-칼라일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GS그룹의 지주사인 GS도 이날 공시를 통해 메디트의 지분 취득을 위해 컨소시엄의 방식으로 입찰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경영권 지분과 창업자, 임직원 등이 소유한 메디트 지분 100%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메디트 전체 인수금액은 3조원대 초반대 수준이다. GS가 자금의 10% 수준을 대고 나머지 자금은 미국 PEF인 칼라일그룹이 댈 예정이다. GS는 향후 칼라일이 회사를 매각할 경우 우선적으로 사올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니슨캐피탈과 GS컨소시엄은 이달 중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메디트는 3차원(3D) 치과용 구강 스캐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2000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유니슨캐피탈이 2019년 말 지분 50%+1주를 약 3200억원에 매입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장 교수도 2대 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1906억원으로 유니슨캐피탈의 투자 시점(2019년) 대비 약 2.5배 성장했다
GS그룹이 메디트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GS는 그동안 정유·에너지 중심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