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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는 이번 협상을 통해 40억달러(약 4조 9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IMF 이외에도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10억달러(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우방인 중국과 인도 등에서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스리랑카는 지난 12일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62조 9000억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스리랑카의 외화 보유고는 지난달 말 기준 19억 3000만달러(2조 4000억원)에 불과하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는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 사업 등에 대외 채무가 쌓이기 시작, 코로나19 기간 재정을 확대하면서 빚이 증가했다.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기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면서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 경제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대외 부채를 확대하고 과도하게 자국 화폐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버텨왔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는 외화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WSJ는 “신흥국들은 지난 10년간 저금리·저물가 환경에서 부채가 쌓인데다 코로나19로 정부 지출을 늘린 상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 사태를 맞았다”며 “탄탄한 경제 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부채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선진국과 달리 많은 신흥국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기간 채무상환을 유예하는 프로그램이 적용된 저소득 국가 73개국 중 41개국은 이미 부채가 부실화됐거나 부실 위험성이 높은 상태이기도 하다. 56%의 국가들이 위기에 처한 것인데 이 비중은 2015년 27%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