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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연간 생산능력 15만톤 규모의 NB라텍스 설비 증설을 마무리하고 최근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이 설비가 상업가동을 시작하게 되면 금호석화는 연간 55만톤의 NB라텍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NB라텍스는 의료용 고무장갑 등 의료 소모품은 물론 청소용으로도 쓰이는 특수고무 원료다. 금호석화는 LG화학과 더불어 국내 1·2위 NB라텍스 제조업체다.
금호석화가 NB라텍스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최근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NB리텍스의 성장률이 향후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다운사이클’(업황 부진 상황)로 돌입한 유화업계에서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 품목은 찾기 힘들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유화시장 전반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시장 전망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며 “업황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경우엔 가동률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산NCC의 경우 지난 5월께 증설을 마무리하고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2016년부터 약 3년간 걸린 이번 증설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의 연간 생산능력을 104만톤에서 127만톤으로 늘렸다. 이는 전 세계 NCC 단일공장 중 최대 규모다. 특히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연산 88만톤으로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 대산NCC는 지난달 정기보수까지 마치고 최근 재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여수NCC도 아크릴산과 고흡수성수지(SAP) 생산능력을 각각 18만톤, 10만톤 증설하는 작업을 올 상반기에 완료했다. 아크릴산와 SAP는 아크릴섬유, 도료, 접착제 등을 만드는 고부가 유화제품이다. 2017년 3000억원을 투입한 증설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LG화학은 올 하반기 본격적인 증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2분기에는 NCC공장 정기보수 종료와 ABS, 아크릴산·SAP 등 신규 가동 물량 효과 등으로 매출 증대 및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으로 주목을 받은 에쓰오일도 무려 5조원을 투자한 복합석유화학설비 증설로 본격적인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증설 완료한 올레핀 하류시설(ODC)은 잔사유(벙커C유 등 값싼 중질유) 분해시설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통해 산화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같은 고부가제품을 만드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원유보다 저렴한 중질유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유화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5~6년 주기로 유화시장 업황의 흐름이 바뀌는 만큼 투자는 장기적 관점서 추진돼야 한다”며 “중국 저가 유화제품들에게 단가 측면에서 밀리지만, 국내 업체들의 특정 고부가 제품의 경우 적어도 3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어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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