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움직임과 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주식시장 흐름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중심축이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한파가 찾아온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하락률이 코스피보다 더 높은 것도 가치주 강세 흐름 전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담고 있다. 이른바 ‘줍줍(저가 매수)’을 통해 매수 단가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035720)(1조1326억원)가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9574억원)에 이어 네이버(
NAVER(035420))는 9060억원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가치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기관은
KT(030200)(4432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2736억원),
한국항공우주(047810)(1054억원) 순으로 담았고, 외국인은
LG화학(051910)(1조162억원),
삼성전자(005930)(8903억원),
현대글로비스(086280)(6142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순매도 1~2위에 나란히 카카오(8762억원)와 네이버(6318억원)가 올랐다. 기관 역시 순매도 4~5위가 네이버(3026억원), 카카오(2723)였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강세를 보인다. 미래 기대수익이 주가에 반영된 성장주는 금리가 상승할 때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가치가 떨어지지만 가치주는 투자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준의 조기 양적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주에 대한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투자전략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개인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담고 있는 것은 일종의 물타기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 급락세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매수 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11만4500원에서 87000원으로 24% 급락했지만 개인들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빠짐없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네이버도 14% 빠졌지만 지난 12일을 제외하고 계속 순매수했다.
개인들의 물타기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두 기업 모두 대통령 선거 전까지 정부규제의 불확실성과 광고와 커머스 성장률 둔화, 비용증가로 인한 수익성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해 온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일명 온플법)’ 제정은 1월 임시국회 내 통과가 무산됐으나 차기 정부에서 논의가 이어질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광고 사업은 업황 회복과 신규 상품출시 효과가 이미 반영돼 성장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주가는 일부의 반전 가능성이 나타날 때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확대가 가능하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연간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인터넷 기업의 커머스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는 커머스 사업 모멘텀 약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