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쏟아붓는 삼성그룹의 신규 투자처 중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미 60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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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바이오 사업 분야 투자는 바이오 주권 확보는 물론, 바이오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지난 2010년 이미 미래 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차례로 설립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을 거치면서 바이오 산업은 국가 안보 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바이오 기술은 백신과 치료제를 만드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경제적 측면을 넘어 안보적인 측면에서 국내에 바이오 공급망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사항이 됐다.
경제적으로도 바이오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은 2027년 911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규모도 지난해 100억달러에서 2030년 220억 달러까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축으로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부문에서 생산량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4공장이 완공되면 CDMO 분야 생산 능력(캐파)는 62만 리터(ℓ)를 확보하게 되는데 삼성은 향후 5·6공장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세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임상, 허가, 상업화 등 연구개발 역량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로직스의 세계 최고 수준 CDMO 역량과 함께 지난 10년간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에피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피스는 기술제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5개를 출시한 상태다. 5개의 파이프라인은 임상 및 심사 중이고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항암제 및 안과질환 치료제 등으로 적응증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캐파 1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동력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