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만 폭스콘이 인수한 일본 샤프의 LCD 패널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샤프와 폭스콘이 각각 37.6%씩 출자해 설립한 LCD 제조업체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를 통해 70인치 LCD TV 패널을 조달받은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샤프가 중국 광저우에 조성한 10.5세대 LCD 공장에서도 연내 65인치와 75인치 등 LCD 패널을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샤프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은 것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를 끝으로 국내외 LCD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LCD 사업 손실이 장기화하자 결국 지난 3월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동시에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조기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미래 준비에 착수했다. 여전히 LCD TV를 생산해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LCD 패널 수급 공백을 막기 위해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위주로 공급망 확대에 나선 가운데 샤프와도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애초 예상보다 다소 늦게 샤프의 패널 공급이 이뤄졌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패널 공급량은 아직 많지 않은 약 100만장 수준이다. 하지만 샤프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하반기부터 공급량이 지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샤프에 이어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서도 LCD TV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 및 대만 업체 제품보다는 단가가 비싸지만 제품 신뢰도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LCD 패널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샤프가 패널 공급을 중단하자 당시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 패널 약 70만대를 공급받아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또 양사는 2009년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상호 구매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로 패널 공급망 확대를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거래처 관련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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