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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 매매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자칫 `셀 코리아(Sell Korea)`로 돌아설 경우 지수가 단숨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긴장감이 맴돌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원화 강세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 의존도 높아진 코스피…매도 전환에 ‘출렁’
다만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하고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향(向) 글로벌 자금은 올해 추세적인 유입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주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던 미국 FOMC 여파로 환차익을 추종하기 위한 자금흐름이 신흥시장 내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6배 수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높은 이익성장과 안정적인 펀더멘탈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재평가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증시는 저평가에 따른 주가 차익과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원화 강세 지속 전망…“외국인 매수세 이어질 것”
실제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상 시사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다음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수시로 통화 저평가 압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의사가 재확인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100원선을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결국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변심을 막는 요인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외국인 수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추세적 원화 강세는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순매수 흐름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화 강세국면에선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수출주와 외국인 지분율이 확대되고 있는 내수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해당 종목으로 삼성SDI(006400) LG전자(066570) 삼성전기(009150) SK하이닉스(000660)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086790) 신한지주(055550) LG(003550)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