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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하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을 사과하기는커녕 피해자의 신상노출 우려가 있는 보도 자료를 배포함으로써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무책임한 사직서 수리를 반대하며 파면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징계를 통해 파면할 경우 교직원 연금 수령·타 학교 출강 등에 여러 제재를 받지만 자진 사직하는 경우 관련 제재가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씨는 지난 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관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었다. 또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지난 2016년 2월 하일지씨와 가까운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다가 입맞춤을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하씨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해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며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해 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학생 A씨는 다음 날인 20일 총학생회를 통해 “나는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교수님께 화를 낸 적도 있고 늦은 시간에 전화도 했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학교에 복학하고 졸업하기 위해 그분께 사과 메일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교수님은 제게 강제적으로 입을 맞췄고 ‘너와는 속궁합이 맞을 수도 있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앞서 서울대에서도 성폭력 혐의로 학내 인권센터에 제소된 사회학과 H교수가 지난해 6월 ‘정직 3개월’을 권고받은 것에 대해 총학생회가 즉각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0일 “대학본부는 지난해 8월에 시작된 징계절차가 7개월이 지났음에도 결과를 발표하긴커녕 일방적으로 기한을 연장했다”며 “본부는 H교수를 즉각 파면하고 늦장 징계에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는 21일 오후 6시 H교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본부를 규탄하기 위한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