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찍어야"…항공대서 성희롱 단톡방 의혹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한국항공대학교 남자 재학생 일부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여교수 등을 상대로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항공대학교 익명 게시판에 단톡방 성폭련 관련 게시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진=항공대 에브리타임)

대학생 익명 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항공대학교 단톡방 언어 성폭력을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31일 올라왔다.

항공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모 학과 남학우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라며 “가해 학생들은 단톡방에서 일면식도 없는 교내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모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는 가해자들과 같은 수업을 듣는다는 이유만으로, 교내에서 마주쳤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노출되어 성적 대상화 되었다”며 “가해자들의 대화는 평가나 조롱뿐만 아닌 구체적인 범죄 계획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실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가해 학생들은 모두 자대 석사 진학 예정으로 학부 조교 활동을 함으로써 앞으로도 수많은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이같은 글과 함께 해당 단톡방에서 나눠진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최소 4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일부 학생이나 교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조교되면 여학생한테 갑질할 수 있다” “누드사진 확보해서 협박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알몸사진 유도하자”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특정 학생들과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도 서슴없이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학교 측에서도 경각심을 가지고 강하게 처벌하여 다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가해자들의 공개 사과와 무기 정학, 사건 처리 절차 및 징계 과정 공개 등을 요구했다.

해당 사실을 폭로한 누리꾼은 여학우와 여교수 등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며 성희롱 발언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사진=항공대 에브리타임)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학교에서 뭘 배운거지” “사실관계를 빨리 파악해 조처를 취해야 한다” “비슷한 일이 계속 발생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이며 단톡방 멤버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이와 관련 항공대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해당 글을 확인했다. 교내 성 관련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의혹을 받고 있는 재학생들은)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