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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국내 기업 중 최다이다. 수치상으론 전체 상장사 중 8위이지만 1~7위는 예금과 보험료가 부채로 잡히는 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비금융 기업 중에선 한전 부채가 가장 많았고 현대차(005380)(162조5000억원), 삼성전자(005930)(120조1000억원), SK(034730)(115조7000억원), HD현대(45조5000억원), 포스코(005490)홀딩스(43조1000억원) 등이 뒤따랐다.
한전의 부채가 늘고 자본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유연탄·천연가스 등 발전 연료비가 두 배 이상 오른 반면,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에 그쳐 한전은 전기를 밑지고 파는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만 봐도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1㎾h당 140.1원에 전기를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110.4원에 팔았다. 그 결과 한전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14조3033억원에 달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시급해졌다. 한전은 현 적자 상황을 회사채 발행으로 틀어막고 있지만, 현행 법상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전의 회사채 누적 발행액은 60조원에 달한다. 이 추세라면 하반기에도 20조원을 더 발행해야 정상 운영이 가능한데, 이 경우 올 연말 한전의 회사채 누적 발행액이 회사채 발행한도(91조8000억원)에 다가선다.
전력업계에선 전기요금이 일정 수준 이상 연료비 원가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산중위에 참석해 “전기요금 정상화 논의는 에너지 충격이 있기 때문에 일시에 올리기 어렵고 긴 시간을 두고 완충해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