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온라인 커머스(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음식과 상품을 넘나들며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경쟁은 물류 인프라와 IT를 결합한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1세대 e커머스 경쟁이 가격파괴였다면, 이제는 빅데이터 기반의 빠른 맞춤형 배송으로 바뀐 셈이다.
국내 최대의 배송망을 갖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쿠팡에 이어 네이버, SKT 11번가, GS홈쇼핑과 합병을 결의한 GS리테일까지 IT기반 물류 회사나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부릉’을 서비스하는 메쉬코리아나 ‘생각대로’를 서비스하는 인성데이타의 몸값이 오르는 상황이다.
GS리테일·네이버, ‘부릉’과 ‘생각대로’ 지분 인수 추진
16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과 합병해 자산 9조원 규모 유통기업으로 거듭나는 GS리테일이 물류·고객·채널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IT 기반의 종합 디지털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GS측은 현재 메쉬코리아 실사를 진행 중이며, 5~6%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부릉의 주요주주인 휴맥스(9.8%) 및 휴맥스홀딩스(8.6%)도 자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 관계자는 “GS 측의 실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구주 인수뿐 아니라 신주 인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GS와 네이버가 적자인 IT 기반 배송 회사에 관심을 두는 것은 전면화되는 e커머스 배송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부릉만 해도 지난해 매출 1615억원을 올렸지만 여전히 적자다.
아마존 배송 노하우 접목하는 SKT 11번가
SK텔레콤 11번가 역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하고 11번가의 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됐다. SKT와 아마존은 함구하나, 아마존은 최대 30%까지 11번가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커머스 시장 5파전..SSG닷컴·카카오도 들썩
업계에서는 음식 배달로 출발한 배달의민족과 상품에서 음식, OTT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인 쿠팡에 이어 네이버, SKT 11번가, 합병 GS리테일 등 5개 업체의 e커머스 전쟁이 본격화됐다고 평했다.
배민은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혈맹을 계기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 중이며, 자체 라이더 300명과 배민커넥트 2만5000명을 거느리고 있다. 쿠팡은 쿠팡이츠에 이어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사업목적에 부가통신 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를 추가했다. 여기에 독립법인화한 SSG닷컴과 콘텐츠·커머스 분야에서 ‘정기배송(구독경제)’을 강화 중인 카카오까지 음식과 상품, 콘텐츠를 넘나드는 e커머스 경쟁이 내년에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과 쿠팡은 이미 IT기반의 배송시스템을 갖췄고 자체 배송망도 갖춘 반면, 나머지 회사들은 그렇지 않아 부릉이나 생각대로, 바로고 같은 IT기반 물류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