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씨 조용히 하세요"…여의도 식당에서 이준석·안철수 설전

7일 점심, 방음 안되는 벽 사이 두고 신경전
이준석, 안 의원 뒷담화에 "조용하라" 큰 소리
  • 등록 2023-11-07 오후 7:50:58

    수정 2023-11-07 오후 8:14:16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간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음이 안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각자 기자들과 식사를 하다가 설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왼쪽)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이준석 전 대표는 옆방에서 점심을 먹던 안 의원에게 “안철수 씨 조용히 하세요”, “안철수 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 씨 조용히 좀 하세요” 여러 차례 큰 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식사를 하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얘기를 이어나갔다.

당시 안 의원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가 부산 이준석-이언주 토크콘서트에 찾아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를 사용했던 점을 비판했다. 4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인 혁신위원장에게 존중하지 않는 태도인 점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이 전 대표가 의사인 인 위원장을 ‘닥터 린튼’이 아닌 ‘미스터 린튼’이라고 부른 점도 예의에 어긋난 언변이라고 했다.

이외에 이 전 대표 징계를 철회한 점,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자신에 대한 ‘건강 이상설’ 등을 언급한 점에 대해 비판했다.

방음이 안되는 벽을 통해 안 의원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 전 대표도 큰 소리를 냈다. 그는 “안철수 씨 식사 좀 합시다”라며 수 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을 찾은 주변 사람들도 두 사람 간의 설전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 같은 반응에 안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와도 마주치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 간 악연은 2016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를 두고 맞부딪히며 시작했다.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감정어린 설전을 벌였다. 이때부터 정치권 소문난 앙숙으로 알려졌다.

대선 직전 윤석열-안철수 간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힘 한솥밥을 먹게되면서 잠잠해졌다. 당시 윤 후보의 공개 유세 현장에서 눈을 마주치는 등 한결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설전은 다시금 감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지난달 안 의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이 전 대표 제명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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