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개발 금융권 3곳 사업제안서, 이렇게 달랐다

메리츠-산은컨소 사업계획서 보니
임대주택용지 수익 1316~1502억 ‘추정’
하나컨소 실배당금 1822억…“2015년 기준 판단 어려워”
메리츠-산은컨소, 사업자 선정시 AMC 설립계획 넣어
  • 등록 2021-09-30 오후 6:20:30

    수정 2021-09-30 오후 6:20:30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과정에서 ‘최고의 조건’을 내걸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입찰 경쟁을 벌였던 메리츠증권컨소시엄이 성남시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단 주장을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 폈기 때문이다. 화천대유를 포함한 하나컨소가 민간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를 가를 쟁점이다.

2015년 3월 26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사업계획서를 낸 곳은 하나컨소, 메리츠컨소와 산업은행컨소시엄 등 3곳이다. 입찰을 따낸 하나컨소는 사업 마무리 후 △1공단 지역(대장동 아닌 별도 부지) 공원 조성비 2761억원 △대장지구 북측 서판교 연결터널 공사비 920억원 △임대주택부지 사업 배당금 1822억원을 공공이익으로 환원했다는 게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설명이다.

29일 이데일리가 금융권과 국회 등을 통해 입수한 사업계획서를 보면, 메리츠컨소의 제안은 하나컨소와 큰 틀에서 유사하다. △1공단 공원 조성비 전액 부담 △서판교연결 터널공사 △임대주택용지인 대장동 A11블럭 제공 등이다. 메리츠컨소는 1공단 공원 조성비를 2561억원으로, 터널공사비를 500억원 규모로 산정했다.

관심을 끄는 건 전체 면적이 4만7806㎡인 임대주택용지 A11블럭이다. 메리츠컨소는 택지 분양을 통해 3.3㎡당 1038만원, 총 1502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산은컨소 역시 사업계획서에서 2020년 임대주택용지 A11블록을 택지 분양해 수익은 전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귀속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산은컨소가 추정한 수익은 아파트용지 감정가격의 70%를 적용, 3.3㎡당 910만원으로 총 1316억원이다.

이후 땅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성남시는 메리츠 혹은 산은컨소가 사업자로 선정됐다면 하나컨소로부터 받은 배당금 1822억원보다 더 많은 이익을 환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얘기다. 사업계획서를 심사할 당시인 2015년 기준으로 어느 쪽이 더 ‘솔깃’한 제안을 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국회 한 관계자는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선 하나컨소의 사업계획서가 공개돼야 하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등이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아 3자 비교가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메리츠컨소와 산은컨소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자산관리회사(AMC)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목이 눈길을 끄는 건 하나컨소가 입찰에 참여한 3곳 중 유일하게 AMC를 컨소시엄에 포함시켰고, 이 AMC가 하필 이번 대장동개발특혜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인 까닭이다. 공모지침서상 운영계획 평가항목에 AMC 설립·운영계획은 배점 20점(상대평가)으로 나와 있고, 하나컨소는 화천대유를 끼워넣어 이 점수를 획득했다.

산은컨소는 사업계획서에 자본금 5억원의 AMC를 설립하겠단 구상을 담았다. 회사명도 구체적으로 ‘대장동자산개발’로 정했다.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같은 해 5월 설립하겠단 계획이었다. 메리츠컨소의 경우 계획서에 컨소시엄 참여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진을 포함시켜 설립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입찰에서 떨어진 컨소시엄 한 관계자는 “통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AMC를 만드는데, ‘설립예정’으로 제출했다고 감점이 됐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장동개발 특혜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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