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김여사-명태균, 주술적 공감대…'오빠'는 尹대통령"[2024국감]

법사위 증인 출석…"캠프 대변인 사퇴도 명태균 조언때문"
"김여사 통화 녹취 없지만, 명태균, 스피커로 직접 들려줘"
"김영선 공천 김여사가 준것…여론조사 비용 대신 공천 줘"
  • 등록 2024-10-21 오후 8:25:14

    수정 2024-10-21 오후 9:04:11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송승현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해 온 강혜경씨가 21일 국회에 출석해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주술적 공감대로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김 여사의 공천개입 당사자로 지목된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출신으로 명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연구소의 부소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명씨와의 통화 녹취를 연일 폭로하고 있다.

명씨와 수백회 통화한 내용을 폭로하고 있는 강씨는 김 여사와 명씨가 무속에 대한 공감대로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21년 서울 서초동의 한 갈빗집이라며 “김 여사가 명씨를 봤을 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첫 대면을 했다고 (명씨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명씨가 김 여사와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며 종종 ‘장님무사’와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며 “장님무사는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른다는 의미의 윤석열 대통령, 예지력이나 주술 능력이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의미의 주술사라고 해서 김 여사에겐 ‘앉은뱅이 주술사’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얘기했다”며 “명씨가 여러 번 자랑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직후인 2021년 7월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구속과 관련해 “명씨가 (구속 2~3일 전) ‘집에 갔는데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는 중년 여성이 방으로 들어가더라. 그 모습을 봤을 때 약간 기운이 안 좋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尹대선캠프 대변인 전격사퇴, 무속적 조언 영향”

그는 아울러 이동훈 전 윤석열 대선캠프 대변인이 임명 열흘 만에 사퇴한 배경 역시 명씨의 무속적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씨로부터 ‘김 여사에게 윤 후보와 이 대변인이 서로 대립되는 부분이라 부딪힐 것이라고 얘기했고 바로 사퇴하게 만들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가 꿈을 안 좋게 꿨다고 얘기하니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핵관 세 명이 윤 대통령을 팔팔 끓는 솥에 삶아 먹는 현상이라고 얘기했다고 명씨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관련 녹취파일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명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이렇게 일을 했다’는 얘기를 저한테 수시로 했다”며 공천 관련해서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한 김 여사의 통화 녹취파일을 명씨가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명씨가 스피커를 통해 김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이 통화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왼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격려 방문한 박찬대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본인이 들었다는 김 여사와 명씨와의 통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강씨는 “음성파일 중 하나는 김 여사가 ‘오빠 전화왔죠? 잘될 거예요’ 이 내용”이라며 “해당 녹취의 ‘오빠’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김 여사의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명씨가 김 여사 친오빠와는 소통을 안 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김 여사가 명씨 때문에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보느냐’는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며 “대선 때 미래한국연구소가 공표조사 포함 81번의 여런조사를 했는데, 그때 돈을 안 받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명태균, 저에게 죄 뒤집어 씌워 범죄자 만들려 해”

그는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 3억 7500만원을 받으러 서울에 간다고 했고 관련 비행기표도 제가 갖고 있다”며 “명씨는 서울에서 돈은 안 받아오고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 김 여사와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힘을 합쳐 해당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나서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폭로 이유에 대해선 “김 전 의원의 당선부터 의정활동까지 지켜보고 임기 후 명씨와 김 전 의원의 행동 등을 봤을 때 이분들이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 많이 있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폭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두 사람이 저에게 죄를 다 덮고 가라고 회유했다. 임기 마치고 나면 제가 다 처리하고 나서 김 전 의원과 연락을 끊으려고 했다”며 “그런데 주위 사람에게 ‘강혜경이 일처리 제대로 못해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일을 못했다는 취지의 확인서 받는다’는 내용을 들었다. 두 분을 위해 일을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은 본인들 죄를 덮기 위해 저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강씨의 폭로와 관련해 윤종군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명씨와 벌인 희대의 여론조작과 국정농단 사기극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명씨 폭로를 부인하면서도 고발은커녕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있는 이유가 이때문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결국 모든 의혹의 핵심에 김 여사가 있다. 이제 더 무엇이 필요한가”라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국민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겸허히 수용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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