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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대향 이중섭(1916∼1956)의 ‘소’가 47억원에 팔렸다.
7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진행한 ‘제147회 미술품 경매’에서 ‘소’는 시작가 18억원을 호가한 뒤 치열한 경합 끝에 47억원을 부른 현장응찰자에게 돌아갔다. 8년 만에 경매시장을 통해 대중 앞에 나선 ‘이중섭의 소 그림’으로 관심을 끈 ‘소’는 이로써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현재 ‘국내 미술품경매 최고가’ 중 1∼5위는 지난해 65억 5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고요 5-Ⅳ-73 #310’(1973)를 비롯해 김환기의 전면점화 5점이 올라 있다. ‘12-Ⅴ-70 172’(1970·63억 2626만원), ‘무제 27-Ⅶ-72 228’(1972·54억원), ‘무제’(1970·48억 6750만원), ‘19-Ⅶ-71 209’(1971·47억 2000만원) 등의 순이다. 2007년 서울옥션에서 45억 2000만원에 낙찰되며 10위 안에 한 점을 올린 박수근의 ‘빨래터’(1961·45억 2000만원)는 이제 8위로 역시 한 계단 내려가게 됐다.
이전까지의 소 그림과는 다른 특이점이 눈에 띈다. 소를 단독으로 그린 경우 대개 화면 왼쪽을 향하던 다른 소들에 비해 ‘소’는 오른쪽으로 머리를 뒀다. 뼈대와 근육, 동선 등이 적당히 그은 선 이상이어서 해부학적으로도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를 둘러싼 배경도 남다르다. 소가 하늘인 듯 땅이 소인 듯, 천지가 황토색 진한 앙상한 소와 ‘일체’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