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3분기 현대자동차(005380)는 2조1000억원, 기아자동차(000270)는 1조3000억원의 충담금을 적용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세타2 GDi 차량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약속한 것에 대한 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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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 엔진은 지난 2004년 현대차가 독자 개발해 탄생하면서 이전까지 엔진 수입국에 머물렀던 한국을 엔진 수출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당시 세타엔진은 고성능·고연비·내구성·친환경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일본 미쓰비시,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에 수출되며 이름값을 높였다.
이후 현대차는 기존 세타 엔진에 출력과 연비를 대폭 개선한 세타2 엔진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연료 직분사 기술을 적용한 2.4L 세타 GDi 엔진이 개발되면서 쏘나타, K5, 그랜저, K7에 적용됐다. 특히 터보차저와 직분사 시스템을 결합한 세타2 터보 GDi 엔진은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kgf·m로 강력한 동력성능과 함께 12.8km/ℓ라는 연비로 뛰어난 호평을 받았다.
급기야 2015년 9월 미국에서는 세타2 2.0 및 2.4 GDI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47만대 리콜 결정, 2017년 3월 119만대 리콜이 이뤄지면서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에서 리콜이 시작될 때만 해도 현대차는 미국 공장의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국내 리콜에는 선을 그었다. 이후 국내 세타2 엔진 역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서면서 결국 세타2 엔진을 탑재한 차량 3만8000대에 대해서도 강제 리콜을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해 7월 검찰은 ‘엔진결함 은폐’ 혐의를 적용해 현대·기아차 법인과 경영진 등을 기소했다. 미국에서는 세타2 엔진에 대한 집단 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을 도출하고 엔진 진동 감지 시스템(KSDS)를 확대·도입 및 엔진 평생 보증을 약속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같은 내용의 보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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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으로 홍역을 겪은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2ℓ 엔진에는 세타를, 3ℓ 엔진에는 람다 등의 이름을 붙이며 차별화했지만, 2018년 1월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며 ‘스마트스트림’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일반 시내 주행과 같은 저속 영역에서는 MPi 인젝터를,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와 같은 고속 영역에서는 GDi 인젝터를 사용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더 적은 배기 입자를 배출하게 돼 친환경적인 엔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쏘나타·그랜저·투싼·싼타페 등에 적용된 엔진이다.
현대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에서 현재까지 세타2에서 일어나는 품질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현대차는 이날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품질 문제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며 극복을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 품질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향후 품질경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면 품질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