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헌법재판관 후보 지명된 문형배ㆍ이미선 판사는

문 후보자, 우리법 연구회 회장 출신 진보 성향
방화범에 "'자살' 거꾸로 말하면 '살자'" 충고 회자
노동법 연구 헌신 이 후보자, 탄핵 주역 이정미 전 재판관과 역대 최연소
  • 등록 2019-03-20 오후 4:03:31

    수정 2019-03-20 오후 4:03:31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문형배(왼쪽)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문형배(55·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는 노동법 분야 전문가로 진보 성향 판사로 평가된다.

법원 내 진보성향 학술모임 ‘우리법 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법원 내 다양한 논란과 관련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맏형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경남 하동군 출신인 문 후보자는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2년 부산지법 판사로 법조계와 연을 맺었다. 이후 창원지법ㆍ부산지법ㆍ부산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가정법원장을 맡았다.

2007년 창원지법 부장판사 시절 자살을 시도하려다 여관방에 불을 지른 방화범에게 한 얘기는 지금도 법조계에서 회자된다. 그는 당시 피고인에게 ‘자살’을 열 번 외치라고 한 뒤 “거꾸로 말하면 ‘살자’로 변한다. 죽으려는 이유가 살려는 이유가 된다”고 충고했다.

지난해 부산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 법관 10명으로 선정된 문 후보자는 지난해 퇴임한 김소영 대법관 후임으로도 추천된 적도 있다.

문 부장판사와 함께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전효숙·이정미·이선애·이은애 재판관에 이어 역대 다섯번째 여성 재판관이자 역대 최연소 헌법재판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장 권한대행 자격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전 재판관도 임명 당시 49세였다.

이 후보자까지 헌법재판소에 수혈되면 현재 이선애·이은애 재판관에 더해 사상 최초로 여성 헌법재판관이 3명이 돼 여성 비율이 30%를 초과하게 된다.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한 이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노동법 연구에 많은 힘을 쏟으며 사회적 약자 권리보호에 헌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자는 유아 성폭력범에 대해 술로 인한 충동적 범행이고 피해자 부모와 합의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실형 판결을 선고해 2009년 2월 여성 인권 보장 디딤돌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부터 서울중앙지법 선거·부패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1부 재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재판부에는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 등 사건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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