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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현(現) 한국당 원내대표 임기 종료일이 채 열흘도 남지 않으면서 차기 원내대표직에 대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모양새다. 비박(박근혜)·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과 친박·잔류파가 밀고 있는 나 의원 간 계파 세 대결 분위기와 관련,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일부 일탈 행위가 보인다”고 공개 경고까지 하고 나설 정도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다도 의원들이 사활을 거는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전에 대해 “그만큼 당이 안정성이 없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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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올해에도 계파 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김학용·나경원 두 의원을 비롯해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선언한 김영우·유기준·유재중 의원 모두 “계파 청산”을 외치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또 계파 간 기 싸움이 재연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친박·잔류파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또 복당파가 원내사령탑을 차지하게 둘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만약 비박·복당파가 승리할 경우 다음해 열리는 전당대회 당권은 자신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앞서도 한국당은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치러진 2016년 12월 원내대표 선거(당시 새누리당)에서 친박과 비박이 격돌했다. 결국 친박 성향 정우택 의원이 비박 대표주자로 나섰던 나 의원에 승리하면서 비박 의원들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는 최종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역시 복당파이자 홍준표 전 대표의 지지를 받던 김성태 의원과 친박 단일후보인 홍문종 의원에 대한 대항마로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이 단일화를 모색했고 한 의원이 중립성향 후보로 낙점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최대 10명의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군 하마평에 올랐지만 전당대회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거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쳐 5명으로 압축된 올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어떤 지도부가 당 이끌지 예측 가능성 있어야”
지난 5월에도 홍 원내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예상대로 노웅래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우 의원과 홍 원내대표 모두 원내대표 선거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1년 간 의원들의 바닥 민심을 다지면서 일찌감치 대세론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고, 결과도 정치권 안팎의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또 노골적인 계파 간 단일화나 이전투구(泥田鬪狗), 상대방을 향한 공개적인 공세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투표권이 의원들에게만 있는 반장선거 성격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과도한 흠집내기를 자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게 이유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또 계파 갈등을 관리하지 못할 경우 향후 당협위원장 교체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이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정당은 정책과 이념, 비전, 향후 어떤 지도부가 정당을 이끌지 등 종합적으로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정당 자체가 불안정하면 당내 선거에서 후보가 난립하고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계속 연출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계파 지지세나 합종연횡에 의한 선거가 되면 당의 혼란이 더 연장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국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실패하는 상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