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 2019년 반려견을 수차례 내던지고 때린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인터넷방송 스트리머 A씨는 이듬해 또 다른 반려견을 입양한 사실을 방송을 통해 알려 논란에 휩싸였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이 동물보호법을 위반해 유죄가 확정되면 처벌과 함께 최대 5년까지 동물사육금지 처분이 내려질 전망이다. 정부가 동물보호법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케이펫페어 서울’을 찾은 애견인들이 반려동물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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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동물복지국회포럼과 함께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 추진 방향을 밝혔다. 지난해 1월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 방침을 밝힌 농식품부는 한국법제연구원의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의 동물보호법 개정 추진 방향은 법제연구원의 안과 같다”고 말했다.
정부안의 바탕이 되는 법제연구원의 안에 따르면 정부는 동물 학대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현행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대 관련 금지행위를 법률 조항으로 상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학대행위자에 대한 동물사육금지 처분 및 가처분 규정도 신설한다. 법원이 동물보호법상 학대 등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자에게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동물사육금지 처분을 부과하고, 판결 확정 전까지 동물에게 적정한 보호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동물사육금지를 가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2월부터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를 기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해 적용하고 있다.
다만 보완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국회에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안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동물보호법 개정안만 모두 46건에 달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육금지처분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왔다. 권유림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대표는 “동물 학대 행위 이후 5년 뒤 개선의 여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기한 제한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학대행위자에 대한 사육금지처분 신설에 앞서 현행 학대행위자로부터의 격리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혁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은 “사육금지처분 도입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면서도 “동물 학대의 증거를 확보하고 추가적인 확대를 막기 위해 현행 학대 동물에 대한 격리 조치에 대한 실효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