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택시업계 압박 속 '타다 택시'로 정면돌파

이재웅 쏘카 대표가 21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쏘카 제공)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택시업계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승차공유 플랫폼 쏘카의 ‘타다’가 택시와의 협업 모델을 내놓으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타다 측은 택시업계에 협업 모델을 통한 유화책을 제시하는 동시에,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입장을 분명히 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21일 쏘카 본사 인근의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타다 측은 택시업계와의 협업 모델인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 택시를 타다 플랫폼에 접합시킨 서비스다. 법인이나 개인택시가 심사를 통해 타다 프리미엄 파트너가 되면 타다앱 플랫폼을 통해 영업이 가능해진다. 타다 프리미엄 택시는 ‘강제 배차’ 등 타다 매뉴얼에 따라 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택시들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타다 플랫폼 영업으로 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더 많은 차량이 타다 플랫폼에 등록되는 만큼 더욱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타다 프리미엄 요금은 현재 운행 중인 타다 베이직과 비교해 100~120%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타다 측은 4월 100대를 시작으로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번 주부터 공개적으로 택시 파트너 모집에 들어간다. 초반에 타다 프리미엄 파트너로 선정되는 100대에 대해선 차량 교체 시 일부 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안에는 타다 프리미엄 참여 택시수를 1000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번 서비스는 주로 개인택시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장기적으로 택시 서비스의 기준을 높여서 새로운 (고급)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분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목표인) 1000명이 수십만 명인 전체 택시기사수에 비해 비중이 너무 적을 수 있지만 저희는 빨리 성장하고 있다. 성장을 택시와 함께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윤익 쏘카 사업개발본부장은 “법인택시의 경우도 서울 기준으로 운행률이 50~60% 정도로 보유 차량 절반 정도는 놀고 있다”며 “법인택시가 타다 프리미엄에 들어온다면 그 즉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 박재욱 대표가 21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시 예정인 타다 프리이엄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쏘카 제공)

이번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발표는 택시업계가 타다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나온 유화책이다. 타다 측은 지난해 10월 베이직 서비스 출시 당시부터 택시와의 협업 서비스 모델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택시업계에 대한 공세 속에 이번 발표를 수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가 택시업계와의 협업 모델을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타다를 둘러싼 택시업계의 대응기조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로 택시기사 수입 상승과 차량 교체 자금 일부 지원 등을 약속한 만큼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타다 프리미엄 파트너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다 측도 택시업계를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택시업계에 대한 강경 입장을 내비쳤던 이 대표는 “이번 협력 모델은 택시와의 협력 없이는 어렵다”며 “소통을 잘하지 못해서 많은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오해를 불식하고 새로운 모빌리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도 “타다 프리미엄을 통해 타다 브랜드를 여러 택시기사, 회사들에게 나눠줌으로써 택시를 고급화하고 이동수단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저희는 택시회사 등 기존 산업들과 협력 구조를 통해 더 큰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유화책과 더불어 일부 택시업계의 ‘타다 죽이기 시도’에 대해선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일부 택시업계 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건 아니지만 법적 조치를 취한다면 저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저희 드라이버를 괴롭힌다면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해 오해가 발생해 일부 (서울개인택시)조합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인택시 기사님들이라 법인이 저희와 대화를 이어나가며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합이 계속 반대할 것 같진 않지만 반대한다고 해도 저희 서비스엔 전혀 지장이 없다”며 “합법적인 서비스를 중단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