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백두산서 '한반도 평화' 다짐…"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 담아"

文 "백두산 우리땅으로 오르겠다는 소원 이뤄졌다"
金 "백두산, 그리움의 산 돼..남측 인원들 와서 봐야"
  • 등록 2018-09-20 오후 2:16:40

    수정 2018-09-20 오후 2:29:02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두산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공동취재단·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한반도의 평화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장군봉에 도착해 천지까지 둘러봤다. 중국을 통하지 않고 우리땅으로 백두산을 오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오랜 염원이 실현됐다. 이날 백두산 등반에는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와 함께, 우리측 수행단과 북측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 등도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장군봉에 올라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다.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며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한다”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말에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장군봉에 함께 오른 우리측 수행원에게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님 모시고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어라”고 권하며 “내가 찍어드리면 어떠냐”고 해서 웃음꽃이 피었다.

두 정상은 장군봉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천지도 함께 둘러봤다. 김 여사는 특히 제주에서부터 가지고 온 물에 천지물을 합수하기도 했다.

리 여사가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운을 떼자 김 여사는 “한라산 물 갖고 왔다”며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이날 장군봉과 천지까지 둘러보며 통일 의지를 다지며 오전 11시쯤 백두산에서 내려와 오찬 장소인 삼지연초대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과 환송행사를 마친 뒤 삼지연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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