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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9000억 임대료, 이젠 못내겠다”…인천공사 ‘마이웨이’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대표들은 이날 오후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긴급회동을 가졌다. 지난 3월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해 요청한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재차 요구하기 위해서다. 협회 주도의 문제 해결이 난관에 봉착하자 대표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도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임대료는 면세점 사업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이다. 높은 임대료와 사드 사태가 겹치면서 순익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롯데면세점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영업이익이 47%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신규 사업자들은 여전히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시내면세점 시장도 위축돼 더이상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그동안 공항 면세점 적자를 메워주던 시내면세점의 수익이 급감한 상황을 고려해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형평성 등의 문제를 들어 인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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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지방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은 부담을 일부 덜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제주, 청주, 무안, 양양공항의 면세점 및 상업시설 임대료를 3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국제선 여객의 27%가량을 차지하는 중국노선의 여객기가 지난달까지 45% 줄어든 점을 고려해 나왔다.
임대료 산정 방식도 개선한다. 현재의 고정임대료 대신 매출실적 혹은 여객 증감률에 연동되는 임대료 산정체계를 도입키로 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 폭에 비해 임대료 인하 폭이 크지 않아 만족스럽진 않지만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이라며 “인천공항의 임대료도 하루 빨리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