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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해서 지내야 하더라도…친구들 만나니 좋아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중학교 하굣길에서 만난 이 학교 1학년 김보빈(13)양은 “선배들 눈치는 봐야 하긴 하지만 친구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어서 더 좋다”며 “선생님과 얼굴을 보며 소통하며 수업하니까 공부도 더 잘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어려운 게 생기면 질문을 바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웃었다.
같은 학교 1학년 이윤지(13)양은 “비대면 수업을 할 때는 프로그램 오류가 걸려 수업이 자주 끊기고 선생님의 주시는 과제도 많았었는데, 학교에 나오니 모든 것을 수업시간에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고 거들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중학교는 전체 학생 중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학교 밀집도 기준을 현행 거리두기 2단계 적용 시 종전에는 전교생의 3분의 1(고교는 3분의 2)가 원칙이었지만 이를 3분의 2로 완화한 것이다. 학년별로 따지면 하루에 3개 학년 중 2개 학년이 등교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학교별 등교비율은 초등 67.7%, 중학교 48.3%, 고교 67.2%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비율은 늘어날 전망이다.
동작구 대방중학교 2학년 권모(14)군은 “원래 격주로 나가다가 3주에 2번씩 오게 됐는데 학교를 더 많이 나오니까 좋다”며 “친구들 얼굴도 더 자주 보고 수업 끝나고 다같이 놀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박모(14)군은 “집에서는 밥을 잘 못 챙겨 먹을 때가 많았는데 급식도 맛있게 꼬박꼬박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교사들 “교육에 상호 소통 중요…생활지도는 어려워”
교사들도 반색했다. 텅 비었던 학교가 떠들썩해지니 비로소 학교다워졌다는 것. 특히 교사 입장에서는 화상수업에 따른 교육 질 저하 이슈가 계속 제기된 탓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북구 A중학교 교사 김모(26·여)씨는 “원격수업 때 카메라를 켜지 않거나 불러도 응답이 없는 학생도 간혹 있어 실제로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게다가 원래 학업 성취가 좋지 않은 친구들은 1대 1로 봐줄 수가 없으니 격차가 더 늘어나는 느낌이었다”고 그간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경기도 고양시 B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김모(29·여)씨는 “원격수업에 점점 지쳐가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한 주라도 더 오는 게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며 “원래 정상등교 때도 하던 일이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다니니 또 새롭게 느껴진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생활지도는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오랜만에 학년이 겹쳐서 나오니까 챙겨야 할 학생들이 많아 조금 힘들었다”면서 “학생들 동선이 엉킬까봐 쉬는시간, 점심시간 내내 선생님들이 지도를 하고 있는데 2학년 같은 경우에는 후배를 처음 보니 1학년 교실에 구경오고 으스대길래 지도하고 올려보내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교육부는 2학기 전면등교 관련 계획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탄력적 학사 운영을 통해 등교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달 중 전체 학생 등교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과밀학급의 경우 전면 등교가 어려울 수 있다. 학생 간 거리두기가 힘들 경우 코로나 감염이 우려되는 탓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밀집도 기준을 정하는 것은 전국 공통 상황에 맞게 정하지만 학교 상황을 고려해 자율성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 간 거리두기가 어려운 학교는 전면 등교가 아닌 제한적 등교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