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가림막’에 비판 쏟아낸 野…“블랙코미디, 옹졸한 뒤끝” (종합)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과 로비 가림막 설치에 대해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가림막 설치는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의지이고, 비상식적인 언론관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야당 그리고 국민 앞에 철벽을 치고 대통령실은 언론과의 사이에 가벽을 세우니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겼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거짓과 음모론으로 덮으려는, 그리고 무능한 실정의 책임을 언론 탓, 야당 탓으로 돌리는 파렴치한 정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초한 ‘비속어’ 논란의 책임을 언론 탓으로만 돌리고 헌법상 보장된 언론취재마저 탄압하니,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이 가만 앉아 있겠느냐”며 “대통령이 자부했던 도어스테핑 장소에 기자와의 설전 직후, 경호와 보안을 빌미로 이 정권의 불통과 오기를 상징할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한다고 하니 참으로 점입가경”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언론자유 대책 특별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성토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고민정 의원은 “윤 대통령은 언론을 향한 겁박 당장 멈춰야 한다. 반헌법적 몰상식 언론탄압이 점입가경”이라며 “도어스테핑은 이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일방통행 자리로 전락했지만, 도어스테핑 중단은 앞으로 불편한 질문은 하지 말라는 모든 언론사를 향한 직접적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대통령실이 국정운영을 하는 기관인지 블랙 코미디를 기획하는 코미디팀인지 궁금할 정도다. 대통령의 언론관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한 마디로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이소영 의원도 “듣기 싫은 질문을 피하고 싶었으면 애초에 언론 문답이 아니라 ‘팬미팅’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오섭 의원 역시 “선택적 언론관을 넘어 이제는 벽을 쌓고 보지도, 듣지도 않겠다는 ‘폐쇄적 국정운영’의 선언이다. 대통령실에서 내리는 글과 사진만 받아쓰라는 일방적 통보”라고 했고, 김남국 의원은 “윤 대통령의 무능을 언론이 두둔해주지 않아 화가 잔뜩 난 모양이다. 악의적 언론탄압에 국민들의 한숨과 걱정은 늘어만 간다”고 했다.

정의당 역시 윤 대통령의 조치와 관련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출근길 브리핑을 하는가 마는가는 대통령의 자유이지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영원히 소통하지 않겠다는 엄포는 기가 찰 노릇”이라며 “대통령의 막무가내 언론 대응으로 정국이 얼어붙은 지가 두 달이 되어 간다. 언론이 동맹을 이간질한다는 대통령이야말로 정치와 민생을 이간질하고, 언론과 국민을 이간질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라”고 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로비에 가림막까지 설치한 대통령실은 급기야 ‘재발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며 오늘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참 옹졸한 뒤끝”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MBC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근 출입기자의 설전사태가 ‘국민과 열린 소통’이라는 도어스테핑의 취지를 저해시키며 중단을 초래하게 된 것”이라며 “얼마 전 MBC는 그런 도어스테핑을 ‘저잣거리 품평회’로 전락시켜버렸고, 그 결과가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이다. 정부와 국민을 잇는 소통 창구가 되어야 할 언론이, 도리어 소통을 단절시키는 모순적인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