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제 도입해도…참여 주주 0.16%뿐, 행사율은 2.1%

정무위 김정훈, 한국예탁결제원 자료 분석
제도도입 후 8년, 전자투표 참여 주주 비중 1%벽 못 넘어
신한금융지주, 현대상선 등 전자투표 도입 후 이용 안해
  • 등록 2018-09-11 오후 4:14:54

    수정 2018-09-11 오후 4:14:54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주주의 권리행사를 돕고 소액주주의 권리보호를 위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 수가 증가함에도, 참여 주주 및 주주의 전자투표 행사율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7월 말 현재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총 1307개로, 국내 기업은 1289개, 국외 기업은 18개였다.

전자투표를 도입한 1307개 기업 중 한 번이라도 전자투표를 이용한 실적이 있는 기업은 1246개(95.3%)였고, 미이용 기업은 61개 기업(4.7%)이었다. 2014년 말에 도입한 신한금융지주회사, 2015년 초에 도입한 현대상선, 신풍제지 등이 미이용 기업에 포함됐다.

김정훈 의원실
전자투표제 도입 기업은 2015년 416개에서 2016년 333개, 2017년 381개, 2018년 7월까지 98개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초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2010년~2017년까지 살펴봐도, 전자투표에 참여한 주주 비중이 1%를 넘긴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전자투표 참여 주주 비중은 2010년 0.36%, 2011년 0.25%, 2012년 0.35%, 2013년 0.66%, 2014년 0.96%, 2015년 0.17%. 2016년 0.19%, 2017년 0.16%로 특히 최근 3년 동안엔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이었다.

전자투표제가 도입된 기업 주주들의 전자투표 행사율 역시 극히 저조했다.

제도가 첫 도입된 2010년 주주의 전자투표 행사율은 0.74%였지만, 2011년 0.44%, 2012년 1.19%, 2013년 1.64%, 2014년 2.59%, 2015년 1.45%, 2016년, 1.91%, 2017년 2.07%로 주식수 기준 평균 주주의 전자투표 행사율은 1.50%밖에 되지 않았다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 기업 주주들의 참여비중과 행사율이 저조한 데 대해 “회사의 전자투표 이용 기피 등 전자투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소액주주의 주총에 대한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기관투자자의 경우 기존 의결권 행사방식(서면위임장)을 선호하는 등의 사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대 국회에도 법제사법위원회에 전자투표제 도입 의무화를 다룬 법안 5건이 제출돼 소위에 넘어갔지만, 현재까지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소액주주의 권리보호와 올바른 기업 경영문화 정착을 위해 도입한 전자투표에 대한 주주들의 참여와 행사율이 저조한 건 결국 기업과 주주들에 대한 전자투표제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예탁결제원을 향해 “국내 전자투표제도 관련 규제 개선 및 의결권 행사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 연구를 수행하고 전자투표시스템 이용자 시스템 성능 향상 등 이용자의 편의성 제고 등을 통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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