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구’ 계기..김정은·폼페이오·조명균 회동 촉각

조명균·안문현 등 우리측 회담 대표, 농구대회 계기로 평양 방문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평양 체류 시기 비슷
남북 접촉 너머 남북미까지 회동 나설까
  • 등록 2018-07-03 오후 5:50:20

    수정 2018-07-03 오후 5:50:20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북 통일농구 대표단이 3일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해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남북 통일농구는 통산 네 번째이자 15년 만이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평양공동취재단] 남북 통일 농구대회에 참가하는 우리측 대표단이 3일 오전 11시10분께 평양에 도착하면서 남북 고위급 인사 접촉이나 남북미 3자간 회동 등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 물꼬를 텄던 것처럼 이번 농구대회에 남북은 물론, 미국이 참여하는 대화 테이블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우리측 대표단 101명은 이날 오전 10시 3분께 성남 서울공항에서 군수송기 2대를 이용, 평양으로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따라 1시간 7분 가량 비행 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우리측 정부 대표단에는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안문현 총리실 국장,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이 함께 해 시선을 끈다.

조 장관과 안 국장은 앞서 여러차례 남북 고위급 회담 등 각종 회담에 얼굴을 비추며 북측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바 있다. 이 국장 역시 남북간 실질 교류 때마다 협상에 나서면서 실무 접촉으로 나섰던 인사다. 이번 방북이 단지 농구대회 ‘관람’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 섞인 이유다.

특히 이번 대회가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데다 김 위원장이 평소 농구광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직접 경기장을 찾을 경우, 남북간 만남이 다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때도 모습을 드러냈던 바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아무래도 가서 농구대회만 보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계기에 북측 인사들과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남북 접촉을 넘어 남북미 회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3일 평양에 입성한 우리측 대표단은 6일까지 평양에 체류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부터 7일간 2박3일 일정 동안 동선이 겹치게 되는 셈이다. 양측의 일정이 평야에서 겹치는 만큼 남북미가 3자 회동을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

앞서 지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남북미 3자간 종전선언 가능성도 논의됐던 만큼 3국 모두 남북미 만남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성사되지 못했던 남북미 3국 정상간 만남의 군불을 지피기 위해서도 이번 고위급간 만남은 뚜렷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측이 후속 회담에 다소 뜸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을 한 테이블에 앉혔던 우리측의 ‘촉매제’ 역할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다소 정체된 북미 후속 회담 분위기에 우리가 다시금 협의 속도를 낼 수 있게 할수 있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고 20여일 경과됐는데 남북 관계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한달여가 지난 6월1일에서 고위급 회담이 이뤄졌다”며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와 선순환된다고 보면 북미 관계 역시 남북 관계처럼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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