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임금, 저숙련, 저학력 노동자에게 집중되어 있는 일자리는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위협에 처해 있는 터라 4차혁명이 가져다줄 성장의 과실을 나눌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로봇엔지니어·드론조종사 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2일 발표한 ‘12대 미래유망 신산업의 인력 수요’에 따르면 향후 2025년까지 유망 신산업에서 인력 58만5000명의 일자리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12대 미래 유망산업은 지난해 말 꾸려진 ‘신산업 민관협의회’에서 제시한 △미래형자동차 △친환경선박 △첨단신소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스템반도체 △사물인터넷(IoT)가전 △로봇 △에너지 신산업 △고급소비재(화장품·패션 △바이오헬스 △항공드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이 분야에서 취업자수는 20만2700명으로 향후 10년간 약 38만21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체 제조업 취업자 대비 비중도 4.5%에서 11.5%로 올라선다. 산업 고도화 및 구조조정에 따라 국내 제조업 일자리수가 2013~2014년에 매년 15만명씩 늘다가 지난해 5000명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미래유망산업이 ‘고용절벽’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패션도 등 고급소비재 분야도 첨단 기술이 결합되면서 유망할 일자리 중 하나가 됐다. 현재 7만4200개 일자리가 있는 이 분야는 10년 뒤 13만6500개의 일자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의류업체 언더아머는 사용자의 컨디션을 분석해 운동 강도를 제안하는 ‘스마트 러닝화’, 적외선을 방출하는 소재로 만들어 수면을 돕는 ‘스마트 잠옷’을 출시하면서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화장품 역시 아토피를 완화하는 기능성 화장품을 비롯해 피부특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맞품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방식도 미래에 각광받는 분야다.
이외 전기·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분야에서 10년간 4만5300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에서는 4만2600개, 항공드론에서는 31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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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실 나눌 방안도 필요
산업부 관계자는 “공장의 스마트화에 따라 생산이 늘면서 고용이 더 늘어나는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사라지는 일자리도 생기기 마련이다”면서 “일부 공장에서는 저숙련 노동자를 재교육해서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4차 산업파급효과나 고용유발 효과 등 장밋빛 전망만 내세울 게 아니라 자동화로 위협받는 직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대안책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국가경제위원회 등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경제’란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는 “가능한 많은 혜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개발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을 감안해 실업보호 제도를 강화하거나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역)고 공식적으로 제기한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책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4차혁명 분야는 미국, 독일이 지나치게 앞선 가운데 우리는 이제서야 시작하는 단계로 글로벌 생존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을 위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저숙련 일자리에 대한 교육과 함께 이를 제도권에서 흡수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