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집값을 뛰게 한 것은 박원순 시장의 ‘입’이었다. 지난달 초 박 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서울 영등포·용산·성동구 등 비 강남지역 집값이 급등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7% 뛰며 최근 3개월래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아니나 다를까 강북 균형 발전안 발표 이후 강북구 미아동 일대 아파트는 호가가 뛰고 매물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경전철 목동선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양천구 신월동 일대 아파트도 호가가 며칠 새 수천만원이나 뛰면서 긴장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시가 정부와 불협화음을 계속 내고 대형 개발 정책 발표로 집값이 다시 뛰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 강북 균형 발전안이다. 이번 발표가 부동산 투기를 위한 호재가 아닌 취약계층의 교통 복지를 확대한다는 본래의 취지대로 작용하려면 집값 안정화에 대한 ‘시그널’을 지속 보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지나치게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닌 ‘협치’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