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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란 총리를 지내고 대권을 노렸던 이들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직 총리들은 대선 경선 혹은 본선에서 판판이 고배를 마셨다. 황 전 총리처럼 관료인 출신이었던 이회창 전 총리는 대선만 삼수를 했지만 모두 낙선했고, 고건 전 총리는 중도에 대권 출마를 포기했다. 정치인 출신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도 경선에서 미끄러졌고, 학자 출신인 정운찬 전 총리는 대선을 완주하지 못했다.
특히 정가에선 현실정치 경험이 없는 관료·학자 출신 총리들의 경우 정치권 안착부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지낸 까닭에 정치적 ‘맷집’도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황 전 총리도 피해갈 수 없는 시험이다. 당장 그의 입당 소식에 안팎에서 “무혈입성하려 하나”(심재철 한국당 의원)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있는 종범 수준”(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비난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내에 안정적인 세력이 없다는 점도 정치행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폭지원 전망이 높았던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목소리조차 엇갈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황 전 총리는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서 정치력, 정무감각을 입증하고 지지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것과 같은 보통의 과제 이상을 해결해야 한다”며 “60대 이상, 영남권과 보수층을 넘은 중도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박근혜 탄핵에 책임이 있다는 국민정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