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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법원종합청사 내 417호 법정에서 이뤄진 선고공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김진동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가 주문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 쪽 허공을 계속 응시했다. 실형선고에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터져나왔지만 그는 무표정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에 대한 선고가 끝나고 다른 4명의 선고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미동도 없이 같은 표정·자세를 유지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에 대한 실형 선고 후 이어진 법정구속에도 이 부회장은 줄곧 정면을 응시한 채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선고공판이 끝나고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대법정 내 방청석 앞쪽 왼편에 위치한 직원출입문으로 빠져나갔다.
법정 밖으로 향하는 이 부회장의 뒷모습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인 한 50대 여성이 크게 소리쳤다. “삼성은 평창올림픽 지원하지 마세요!” 이 여성은 법정 경위들에 의해 제지당하면서도 계속 횡설수설했다.
이들이 떠난 법정에 잠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완승을 거둔 특검 관계자들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이 부회장이 나간 직원 출입문을 통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삼성 변호인단석에는 침묵이 흘렀다.
피고인석에선 이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한참 동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었다. 방청석에 앉은 수십 명의 삼성 관계자들도 모두 입을 닫은 채 말을 잊었다. 피고인석 뒷자리에 앉은 송우철·김종훈 변호사만 당혹스러운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는 선고 초반 이후 혐의를 인정하는 김 부장판사의 판단이 이어지자 수차례 물을 마시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의 혐의 판단에 대한 구술을 통해 유죄가 확실시되자 몇차례 눈을 지긋이 감기도 했다.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머물다 9월말이나 10월초로 예상되는 항소심 첫 공판에 다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