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분리 공식화…‘남매 회장’ 시대 개막

9년 만에 정유경 회장 승진, 정용진과 ‘투톱’
신세계그룹 “올해가 계열분리 최적기”
이마트·백화점 “각자 경쟁력 더 살리자”
  • 등록 2024-10-30 오후 3:38:35

    수정 2024-10-30 오후 6:56:06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마트(139480)는 정용진, 백화점은 정유경.’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선언했다. 정유경 신세계(004170) 총괄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빠인 정용진 회장과 함께 ‘남매 회장’ 시대를 열었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계열분리를 외부적으로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정유경 회장은 2015년 신세계 총괄 사장직에 오른 이후 9년 만의 승진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의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백화점 부문과 수익성 개선 시점에 도달한 이마트 부문이 공통적으로 반등하고 있는만큼 올해가 계열분리의 최적기로 판단했다. ‘잘 하던 부분에 더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이마트의 인적분할 이후 꾸준히 내부적으로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3월 정용진 회장 체제가 된 이후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번 계열분리는 정용진 회장이 전면에서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일찍부터 분리경영을 진행해 온터라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완전한 법적·체계적 계열분리를 위한 전반적인 체제 개편 등이 시간을 갖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모친인 이명희 총괄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각각 10%)도 남매 회장에게 균등히 증여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계열분리를 공식화한만큼 남매 회장은 각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계 관계자는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을 겪었던 이마트 부문은 정용진 회장 체제 속에서 강도 높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며 “정유경 회장도 백화점 사업에서 명품 의존도를 줄이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다각화 전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한채양 이마트 대표(부사장)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마트24(편의점), 신세계까사(가구), 조선호텔앤리조트(호텔), 신세계L&B(주류) 등 계열사 대표도 교체했다. 정용진 회장의 신상필벌 기조에 따른 인사다.

신세계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앞둔 정용진(왼쪽) 회장과 정유경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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