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하 의원의 서울 지역 총선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영남권 정당’을 ‘수도권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중진들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 본인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하 의원이 처음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일제히 “살신성인의 자세”라며 치켜세웠지만, 한켠으로는 다소 복잡해진 선거판 구도에 영향을 받을 지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현재 대구·경북(TK)와 부산·울산·경남(PK) 지역구 의석 수는 국민의힘 전체 의석(115석)의 50%(56석)에 달한다. 이 중 하 의원 지역구를 제외하면 영남권에서 3선 이상 지역구는 총 15곳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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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안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하 의원을 향해 “선당후사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자,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김재섭 서울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홍 시장은 지난 21대 총선 때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사감(私感)을 앞세워 (하 의원을) 깎아내릴 생각만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총선 전초전격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험지 출마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강서구에서 국민의힘이 큰 격차로 패배할 경우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하면서 당 지도부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어서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 중진들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선당후사의 자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며 “민주당은 지방 출신이어도 3선 이상 중진이 수도권에 포진해 있지만, 우리 당은 그렇지 않은 이유와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