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3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긴급 채권단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에 대한 지원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채권단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사의 자구안에는 자금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없고 오너의 책임있는 모습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부족자금 규모는 용선료 협상과 선박금융 등 계획된 채무조정이 성공해도 1조~1조 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진그룹은 부족자금의 30∼50% 수준인 4000억~5000억원을 자체 조달하는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등 금융·해운산업 측면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해 다각적으로 대응책을 검토했다”며 “대책에 따라 부작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제공해도 세계 해운업의 상황상 한진해운이 계속 기업으로 존속할지 의문이 있다”며 “한진그룹이 돈을 더 낸다면 계열사가 동반부실해질 것이며 산업은행도 돈을 내기 어려워 법정관리 외 다른 행태의 대안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