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애슈빌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 산간 지역이어서 ‘기후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기후변화가 내륙 고지대에도 많은 비를 퍼붓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기후변화로부터 진정으로 안전한 지역은 없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름다운 전망, 예술적인 분위기, 온화한 날씨로 10년 동안 미국에서 붐을 일으켰던 산악 메카 중 한 곳이 그 지위를 잃게 됐다”며 “기후변화 위험을 피해 애슈빌로 이주했던 주민들은 기후변화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예술단지도 역사적인 마을도 모두 홍수와 강풍으로 파괴됐다. 은퇴자를 포함한 일부 주민들은 집 안에 갇혔고, 거의 일주일이 지났지만 식수와 전기가 부족하다. 통신도 불안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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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임에도 애슈빌이 홍수 피해를 입게 된 건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공기가 7% 더 많은 수증기를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 산악 수문학 연구소의 니콜라스 제그레 소장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에서 일어난 일은 대기 온난화로 더 많은 강우가 발생하는 문제를 잘 보여준다. 갈 곳이 없는 엄청난 양의 물이 전례 없는 위협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허리케인 자체적으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허리케인이 형성되는 바다가 가열돼 수온이 상승하면 열대저기압에 더 많은 연료가 공급된다고 연구자들은 전했다. 즉 허리케인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의미로, 육지에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일본 연구진들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수록 허리케인의 파괴력은 점차 내륙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애슈빌 주민들은 지역 경제가 재건되고 다시 번창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소규모 사업체의 약 절반이 재난 후 다시 문을 열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부동산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연시 예정됐던 각종 이벤트 및 행사들도 잇따라 취소됐다.
한편 올 여름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덮친 곳은 애슈빌만이 아니다. 뉴멕시코 남부의 한 마을은 산불로 초목이 파괴됐고, 이 때문에 발생한 비로 인해 이 지역은 4주 동안 8차례나 홍수를 겪었다. 최근에도 유럽 중부에서 홍수와 폭우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