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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의 핵심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유지했지만,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에는 일치했다. 일본은 박 후보자를 일본으로 초청했다.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 등을 종합하면, 서울 모처에서 이뤄진 이날 만찬은 저녁 7시 20분 시작해 2시간 가량 이어졌다. 만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엄중한 지역정세하에서 조속한 한일 관계 개선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최근 한반도 상황이 급격하는 상황에서 한일,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문제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한일 과거사 문제이다. 스카모토 야스히로 주한 일본대사관 국제보도관은 만찬 이후 한국기자단과의 브리핑에서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묻자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등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이전과 달리 한일 외교당국의 진정성 있고 밀도있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냉랭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본은 박 후보자에게 조속한 시일 내 방일을 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한일간 실무급 협의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측은 “한일 관계가 더욱 나빠지지 않도록 가능한 빨리 고위급 회담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하야시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뿐만 아닌 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행동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박 후보자는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향후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석열 당선인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통화, 정책협의단의 방일, 한일 국장 협의에 이어 하야시 외무대신이 방한하는 등 굉장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이것을 계기로 외교당국간 더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