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규모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미술품 경매와 역사를 같이하는 서울옥션(063170)은 과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선도기업이다. 꾸준히 커나가는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1위 업체는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까.
서울옥션이 처음 설립된 1998년은 외환위기 직후 글로벌 미술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무렵이다. 1979년 신세계미술관이 주최한 ‘한국 근대미술품 경매’가 국내 미술품 경매제도 효시로 여겨지지만 이때부터 본격화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경매를 통한 수수료를 얻는 경매사업과 직접 취득한 미술품을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판매사업을 통해 주로 매출을 올린다. 미술품 중개나 담보대출 사업도 영위한다.
2007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1856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가량 커지는 등 2000년대 중반부터 급성장하게 된다. 2007년 매출액은 392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7%, 659% 증가하며 외형을 키우고 이듬해 코스닥시장 상장까지 하게 된다. 상장 첫해 주요 경매시장인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메이저경매(100억원 이상)를 개최하는 등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았다. 다만 상장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주가는 몇 년 동안 박스권에 머물면서 공모가(1만1000원) 절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또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크게 오르자 증권가 러브콜도 이어졌다. 2014~2015년 이 종목에 대한 커버리지를 개시한 증권사는 총 6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만 6곳이 투자의견을 새로 제시하며 관심 종목으로 편입했다. 6월에는 주요 벤치마크 지수인 FTSE에 편입되기도 했다.
주가 상승세도 잠시, 상반기 메이저경매 전후로 발생한 위작·대작 논란으로 주력인 천경자 화백 작품 출품이 취소되는 등 경매시장이 위축되면서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2분기 실적까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급격히 하락해 올 초 1만원 이하로 무너지기도 했다.
올해는 채널 확대를 위해 설립한 서울옥션블루가 온라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달 25일 진행된 서울옥션블루 올해 첫 경매에서는 낙찰률 99%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송하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경매 출품액이 평균 100억원 규모로 올라섰고 홍콩경매에서도 추정 낙찰액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 투자수단으로 미술품이 각광 받으면서 새로운 수요층이 유입돼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관련기사 ◀
☞[특징주]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시장 급성장 수혜 기대감에↑